함께 만들어가는 녹색지구 - 우리 모두를 위한 행동
저탄소녹색성장과 생물다양성
“인간은 모름지기 자연의 이자로만 삶을 꾸려야 한다.” 한국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박경리 선생(1926.10~2008.5)의 평생철학입니다. 이것은 ‘생물다양성은 자연에 저축된 자본이고, 인간은 이것을 대출해 쓰는 것’이라는 현대 환경생태학자들의 학문적 자각과 일치합니다. 어떻게 20세기 한국의 작가가 21세기 생태학의 학문적 귀결을 예견하고 실천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이런 생각은 한국인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오랜 역사와 문화를 통해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상반된 두 사상을 모순 없이 체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는 엄격한 자기규율과 작위(作爲, doing)를 통해 현세에서 발전과 성공을 추구하는 사상(‘인간이 되라’)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과 신의 섭리에 순응하는 초월과 무위(無爲. being)를 통하여 검소하고 소박한 인간 본성에 다가가려는 사상(‘자연이 되라’)입니다. 이런 작위와 무위, 개발과 보존, 녹색과 성장과 같은 이항대립적 패러다임을 새로운 지양을 통해 적대적 구조가 아닌 관계와 융합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과 인식 하에 지금 대한민국은 녹색과 성장의 대립적 개념을 넘어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동어반복이나 추상적이 아닌 유형의 실질적 개념이며 구체적인 실천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건국 60주년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이자 발전전략으로 선언하였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은 환경이 경제를 살리고, 경제가 환경을 살리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려는 역사적 도전입니다. 녹색기술과 산업에 집중투자하여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은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고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경제, 산업구조, 그리고 국민 생활양식을 미래지향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따라, 향후 5년간 녹색 분야에 매년 GDP의 2% 정도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것은 유엔에서 권고하는 녹색투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세계는 우리의 이러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녹색성장은 유용하고 모범적인 사례”이며, “한국은 국제사회가 따라가야 할 녹색성장 선도국가”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저는 저탄소녹색성장이야말로 당면한 기후변화 대응과 성장의 필요성을 새로운 차원에서 만족시켜줄 수 있으며, 현 세대가 미래세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녹색성장을 통해 인류는 생태계, 생물종과 유전자 다양성을 포괄하는 생물다양성을 가꾸고 보존하여 생명의 균형을 유지하고, 더불어 경제적 번영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내년은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IYB : International Year of Biodiversity)입니다.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전 세계가 공감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내년은 2002년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서 합의된 ‘2010 생물다양성 목표’의 최종시한이기도 합니다.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녹색성장’의 큰 비전 속에서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한국의 노력
한국은 금년 6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최상위 국가 계획인 제2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NBSAPs: National Biodiversity Strategies and Action Plans)을 수립하여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평한 배분 등 생물다양성협약의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먼저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을 제고하고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현재 10만 종으로 추정되는 한반도 고유생물종에 대한 발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 생물자원 법령의 제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달가슴곰, 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에 대해서는 증식ㆍ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따오기 한 쌍을 중국으로부터 기증받아, 현재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07년에 국가생물자원의 통합관리 및 보전대책 마련의 구심체인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산림생물자원의 안정적인 보전ㆍ관리를 위해 기후ㆍ식생대별 국립수목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건립하여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와 연구를 활성화하고, 효과적인 국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지난해 한국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당사국총회의 성공적 개최는 습지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채택된 ‘인류복지와 습지에 대한 창원 선언문’은 습지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유용한 자료로서, 현재 국제사회에 널리 전파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기여에도 적극적입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 서식하는 5천만 마리의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사무국을 국내에 유치하였습니다. 또한 남극 생태계와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 킹조지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Narębski Point), 일명 ‘펭귄마을’을 남극특별보호구역(ASPA: Antarctic Specially Protected Area)으로 지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극지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의 기반인 국토환경의 보전 및 복원
최근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 기반인 국토환경 보전 및 복원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생물서식지와 생태지역의 효율적 보전을 위해 전 국토의 10% 이상을 보호지역으로 지정ㆍ관리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높은 지역은 람사르 습지나 세계자연유산과 같은 국제보호지역으로 등재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인 백두대간을 보호하기 위하여 2003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05년 9월 총 26만㏊에 이르는 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이것은 기존에 섬처럼 고립되었던 산악형 국립공원들을 하나로 연결시킨 형태로서, 전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보호구역입니다. 앞으로도 DMZ 지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는 등 보호지역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주요 강을 중심으로 전 국토의 생태를 복원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강 살리기 사업은 개발 과정에서 오염되었던 강을 깨끗이 정비하고 강의 전체 구간을 준설하는 것입니다. 엄청난 수몰지구가 발생하는 댐과는 달리 강줄기를 이용하여 약 13억톤의 물을 저장함으로써 향후 물부족에 대비하는 대단히 독창적인 접근입니다.
강의 기능 회복을 통하여 생태계 건전성과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생태 보존의 핵심 사업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업을 통해 주요 하천이 여가와 관광, 녹색성장 등이 어우러지는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조성되어,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은 수도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의 복원을 통해 천만이 넘는 시민들에게 하천이 흐르는 쾌적한 생태공간을 제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것은 도시의 기온 상승(heat island) 현상을 극복하고, 도시의 품격도 높인 성공적인 친환경 녹색프로젝트였습니다.
아울러 생태자원과 생물다양성이 우수한 지역을 사려 깊게 이용(wise use)하고 보전하며(smart conservation),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기 위하여 ‘생태관광 활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생태관광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DMZ, 습지 등 우수한 생태자원이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되도록 다양한 생태관광 모델사업을 개발하고 국내외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협력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녹색지구
생물다양성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은 단순히 쾌적하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누리겠다는 사치스러운 욕망의 차원이 아닙니다. 유전자, 생물종, 생태계의 다양성 가운데 어느 하나의 연결고리라도 사라지면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며,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파괴가 있었고, 이후 급속한 압축성장 과정에서도 도시와 도로의 건설로 산림이 훼손되는 등 국토의 적지 않은 부분에서 생물다양성의 손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에 대한 높은 책임의식, 정부·기업·시민사회의 협력적 거버넌스, 전후방 연관산업의 성숙한 지원역량이 맞물려 한국의 생태환경의 복원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급격해지고 있는 기후변화가 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까지 위협해오고 있는 지금,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한국은 내년도 G-20의 의장국으로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포함하여 인류 공존의 과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일례로, 한국은 비록 ‘비부속서 I 국가(Non-Annex I)''에 속해있지만, 자발적으로 2020년까지의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금년 내에 확정하여 발표할 것입니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난 1990년과 2005년 사이에 배증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단이지만, 모범적이고 선제적으로 반드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이행할 것입니다.
이처럼 녹색지구를 만들기 위해서 온 지구촌이 함께 그리고 바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위한 위대한 실천이며, 우리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는 새롭고 강력한 힘입니다.
Contribution from
President Lee Myung-bak of the Republic of Korea
to high-level magazine Gincana of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Making the Earth Green Together: A Time to Act for Us All
Low-carbon, Green Growth and Biodiversity
“A person should live only off the interest accruing to nature.” This was the lifelong philosophy of Park Kyung-ni (October 28, 1926 - May 5, 2008), a prominent Korean novelist who was regarded as one of the most likely Korean candidates for a Nobel Prize in literature. Her philosophical view is in line with the awakening of modern ecologists to the fact that biodiversity is like the capital deposited in nature that people borrow for their use. How was it possible for a Korean writer of the 20th century to predict and practice what is being emphasized by ecologists in the 21st century?
In fact, such an idea is not new to Koreans. That is because in their longstanding tradition and culture, Koreans have embraced two seemingly conflicting perspectives on nature and human beings. First, they have pursued progress and success in life through stringent self-discipline and “doing” so as to become a person of character. Second, they have tried to come closer to a frugal, simple human nature through transcendentalism and “being,” which lead a person to be submissive to the providence of God so as to become nature. Koreans have naturally accommodated conflicting elements, including “doing” and “being,” development and conservation, and greening and growth, into a harmonious – rather than adversarial – relationship.
Against this backdrop and with such an understanding, the Republic of Korea is creating a new value of green growth going beyond the concept that greening and growth are bound to be confrontational. This is not simply an abstract, repetitive rhetoric but a concrete and viable notion predicated on practical action. Through my address last year commemorating the 60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the Republic, I declared “Low-carbon, Green Growth” as a national vision and development strate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