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 성장 회복의 열쇠다
2009년 4월 2일, 세계 주요 경제국의 지도자들이 런던에서 다시 만난다.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의 첫 회동 이후 세계경제 침체는 보다 심화되었다. 생산, 소비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과 투자가 영향을 받았다. 최근의 전망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은 약 8-10%가량 감소할 것이라 한다.
우리는 지금 행동이 필요하다. 오늘과 내일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지리적ㆍ이념적 구분은 극복되어야만 한다. 우리가 협력을 해 나갈 수 있는 공통의 부분은 매우 많다.
우리에게 가장 중대한 도전은 성장을 회복하고 고용 악화를 저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국의 경기부양정책들은 금융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는 한,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난 가을 수 많은 국가들이 금융시스템의 즉각적인 붕괴를 막기 위하여 신속하기 조치를 취하였던 이유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유럽 국가들과 한국의 사례를 포함하여 최근 몇 십년간 금융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던 경험을 활용하였다. 국제 공조는 각국의 정책효과 강화와 부정적인 연쇄작용의 저지에 기여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특히, 금융기관의 재정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부실자산 문제해결을 위한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유동성 흐름을 재개하고 경제 활동에서 은행의 핵심적인 역할 재정립하는데 필수적이다. 아울러, 위기의 재발방지를 위해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국제금융체제의 개혁에 관한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며, 이후 진전이 이루어졌다. 우리는 런던 정상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 감독과 규제에 대한 개혁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제 무역거래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은 분명 선진국, 신흥 경제국, 개발도상국 모두의 공동 관심사이다. 개방 경제는 과거 우리에게 막대한 부의 증대를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경제성장 회복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작금의 상황에서 국제 무역에 대한 현저한 위협이 존재한다. 불충분한 공적 재원을 가진 각국 정부가 자국내의 일자리 지키기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보다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보호주의 조치는 종종 작용과 반작용의 문제이다. A라는 국가가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다. 그러면 B라는 국가에서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자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보복 조치를 취한다. 이에 다른 나라들도 뒤따르게 된다.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자국만 원칙을 고수하는 소수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또 한 차례의 보복조치들이 뒤따른다. 이러한 연쇄작용은 계속되고 악순환이 지속된다. 과거의 위기들은 우리에게 이러한 보호주의적 조치들이 모두의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교훈을 남겼다. 우리는 이러한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모든 국가들이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공유해야만 우리가 그러한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다. 워싱턴 정상회의에서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모든 참가국들이 투자 및 상품과 서비스 무역에서 어떠한 새로운 장벽도 세우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는 WTO 규정을 위반하는 조치들 뿐만 아니라, 예를 들면, WTO 규정에 합치하는 범위 내에서 관세를 인상하는 것도 포함한다. 이러한 약속은 현재까지 무역 전쟁을 예방하는데 기여하였다. WTO 보고에 따르면 비록 모든 국가들이 약간씩은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새로운 무역왜곡 조치들의 정도가 매우 작았다.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는 우리가 이루어온 국제적 노력의 명백한 성과이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경제위기의 여파가 점점 더 크게 느껴질수록, 부담감도 증가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런던 정상회의에서 투자 및 상품ㆍ서비스 무역에 있어서 새로운 장벽설치 금지, 새로운 수입규제 부과 금지, WTO 규정에 합치하지 않는 수출촉진 조치 금지,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주의적 수사(rhetoric) 구사 금지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가능한 부분에서 이러한 약속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WTO와 다른 관련 국제기구들이 이러한 약속에 반하는 국가들의 조치를 보고하는데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우리가 쏟아 붓는 재원이 목표로 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무역관련 조치들에 대한 조율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런던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WTO가 관련 국제기구들과 협력하여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제안을 하도록 요청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존하는 무역 관련 협정 규정들을 준수하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도하라운드의 조속한 타결 등 무역 자유화를 통하여 보다 큰 성취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하라운드의 성공적인 타결은 매년 1,600억불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초래할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소비 및 생산을 진작하여 세계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런던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도하라운드 협상의 마무리에 대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아울러 각국 정상들이 도하라운드의 최종 협상을 결론짓기 위하여 정상회의를 개최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개발도상국들은 금번 금융위기의 발발에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으나, 현재 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경제위기가 최빈국들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유엔새천년개발목표(MDGs)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전 세계 자본흐름의 수축을 심화하는 조치들은 자제되어야 한다. 우리는 국제금융기구들의 적절한 자금지원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경기역행적인 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보다 많은 정책적 여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울러, 이러한 국제금융기구들에서 개도국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되고,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 런던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우리의 ODA 및 무역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원조 공여국들이 일관성 있는 정책을 집행하는 믿을 수 있는 동반자임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세계화가 위협이 아닌, 기회임을 확신한다. 세계화가 균형적이고, 형평적이며, 장기적 관점에 초점을 둔 형태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지금은 공통의 가치에 기반하고,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고, 세계무역 체제를 강화하여 나갈 시기다. 우리가 지금 함께 행동한다면, 세계경제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다.
이명박, 대한민국 대통령
얀 피터 발케넨데, 네덜란드 왕국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