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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야로슬라블 세계정책포럼세계정책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21세기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민주주의 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한-러시아 간 협력 증진

    • 일시 : 2010년 9월 9일 ~ 9월 11일
    • 장소 : 러시아 야로슬라블

이명박 대통령, 야로슬라블 글로벌 정책포럼 기조연설2010.09.10 | N0.3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러시아 야로슬라블에서 개최된 제2차 세계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21세기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민주주의 발전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글로벌 정보통신 시대의 민주주의 발전,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건강한 시민사회, 양극화 문제 대비 등을 역설하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경험을 소개하고, 러시아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경제 현대화에 대한 우리의 협력 의지를 밝혔습니다.


또 8·15 경축사에서 한 단계 높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 실천전략으로 밝힌 ‘공정한 사회’가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임을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보다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한·러 관계를 위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세계 차원으로 확대되고 상호번영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한·러 정례 대화채널의 격을 높이고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번 기조연설은 포럼의 주제인 ‘현대국가의 민주주의와 국가발전’에 맞추어 국가 현대화 및 지식기반 산업 발전 등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대한민국 대통령을 기조연설자로 초청함에 따라 이뤄지게 됐습니다.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의 야로슬라블 글로벌 정책포럼 기조연설문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이 자리에 함께 하신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천 년 전, 야로슬라브 무드르이 대공은
이 곳 야로슬라블에 도시를 세우고,
러시아 최초의 법전 루스카야 프라브다를
제정했습니다.
동·서양의 지혜를 모은 이 법전은
인류의 고귀한 문화유산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 법전이 지닌 개방과 포용의 정신이
저는 이곳 야로슬라블에 깃들어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이처럼 유서 깊은 역사와 문명의 도시
야로슬라블을 찾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이번 ‘글로벌 정책포럼’의 주제는
현대 국가들의 민주주의와 국가발전입니다.


인류는 오랜 역사에 걸쳐
다양한 정치체제와 사회제도를 모색해 왔습니다.


그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자유와 행복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발전을 추구해 왔습니다.
20세기 이후 지금까지 가장 널리 채택되고 있고,
인류의 자유와 번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정치체제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입니다.


대한민국은 식민지의 아픔과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한 세대 만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성취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OECD 원조위원회의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또한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국제사회의 주요 문제를 풀기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거둔 성공의 원동력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입각한
개방과 자유의 원칙입니다.


비약적인 경제성장은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 되었고,
민주주의의 발전은
다시 경제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한국은 1960년대 초부터
정부가 경제개발을 주도해서,
발전 가능성과 파급력이 큰 산업분야를
집중 육성했습니다.


이 후 경제가 한 단계 발전하면서
민간 주도의 경제로 전환되었고,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며 성장한 결과
삼성, 현대, LG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자유무역을 지향해 온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FTA망을 구축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GATT, WTO 중심의 다자통상체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의 또 다른 원동력은 교육이었습니다.


무상원조를 받던 시절에도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만큼은 철저히 시켰습니다.
그 결과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이 축적되었고,
고도 경제성장을 이끈 테크노크라트와
산업역군이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시민의식을 고취시켰고
이는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21세기의 사회경제적 환경은
민주주의 발전에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첫째,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새로운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지구촌 구석구석의 모든 일들이
휴대폰과 인터넷 망으로 
시시각각 전 세계에 전파되는 시대입니다.
국가가 정보를 독점하거나 규제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투명하고 개방적인 국가운영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속도와 변화가 지배하는 글로벌 정보통신 시대에는
민주주의 발전이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둘째, 시민사회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한 정치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건강한 시민사회는
청렴하고 투명한 정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도 한층 성숙할 것입니다.


셋째, 현대 민주주의는 오늘날과 같이
세계화되고 정보화된 사회에서 야기되는
양극화 문제에 대비해야 합니다.


한국의 경제현대화와 민주주의 발전 경험은
불과 4-50년의 역사로,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짧습니다.
압축적 산업화와 민주화로 인한 부작용도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단계 높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개인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성숙이 수반되는 선진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 실천전략으로 
공정한 사회를 제시했습니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균등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입니다.


경쟁을 통해 사회의 역동성을 살리면서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는 사회입니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습니다.


‘공정한 사회’ 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라
할 수 있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오늘날 지구는 말 그대로 운명공동체가 되었습니다.


경제든 안보든 환경이든, 어떠한 지구촌의 문제도
어느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협력하고 책임도 함께 공유해야 합니다.


21세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도
러시아를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이
함께 협력해야만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북한도 개방과 협력이라는 세계사의 흐름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러시아-북한-한국’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경제협력의 길이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 그리고 러시아 국민 여러분,


저는 러시아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은 물론 문학·음악 등 예술분야에서
러시아가 세계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수준 높은 지성과 세계 최첨단의 과학기술,
그리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러시아는 앞으로도 더욱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러시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2020 장기 사회경제발전 개념’과
‘과학기술 활용을 통한 국가 현대화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정치, 행정, 시민사회의 발전을 통해
21세기 러시아의 새로운 도약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한국은 러시아의 경제현대화 추진과정에서
긴밀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지리적 인접성과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를 살려
양국은 경제번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첨단과학·우주공학 분야는 물론,
에너지·자원협력의 기회도 열려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원천 과학기술과
한국의 산업화 기술이 결합된다면,
새로운 협력의 기회가 확대될 것입니다.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철도, 도로, 항만 등
수송 인프라 건설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한반도와 이어진다면,
우리 두 나라는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시장을 함께 개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러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세계 차원으로도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한·러 양국은 국제사회에서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 데
긴밀히 공조해야 합니다.


인류 최대의 위협인 기후변화에도
힘을 모아 대처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환경과 성장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발전전략입니다.
저는 러시아 정부의 ‘기후변화독트린’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양국의 교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양국 국민들의 교류는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제 보다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21세기의 한·러 관계를 구상할 때입니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이자,
아시아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18세기 러시아의 대학자 미하일 로모노소프는
“미래 러시아의 융성은
시베리아로부터 비롯된다”고 예언한 바 있습니다.

아시아가 러시아에 거는 기대와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시베리아 지역의 발전과 동북아 지역문제에 있어
러시아와 역내 국가들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양국의 미래 발전전략과 협력을
보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한·러 정례 대화채널의 격을 높이고
확대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양국이
정치, 외교,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보다 긴밀히 교류하고 서로를 진정으로 돕는
협력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야로슬라블 글로벌 정책포럼”이
국제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으로 발전을 거듭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