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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쇼크’ 모두에게 좋을 수 있다이동우 | 2016.01.11 | N0.128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연초부터 중국증시가 폭락하면서 세계 주요국의 증시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수소폭탄사태까지 겹쳐서 패닉상태다. ‘차이나 쇼크’가 이럴 정도로 나쁜 것일까?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다. 중국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오래되었다. 중국 밖에서 청천벽력인양 반응하는 것은 신경과민이다. 중국은 세계 제조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경제대국임에 틀림없지만 중국을 제외하고도 세계는 넓고 교역량은 막대하다. 따라서 중국시장이 다소 위축되어도 생각만큼 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체 문제를 안으로 소화해 낼 수 있다. 밖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우리 생각만큼 크게 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그리스 사태로 유럽(EU) 경제의 근본이 휘청거리는 것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차이나쇼크의 좋은 측면을 보자. 지금 드리운 짙은 먹구름은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과잉공급 거품이 꺼지고 중국부실기업들이 급속하게 정리되는 것은 세계적인 불균형을 바로잡는데 큰 보탬이 된다. 철강만 해도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이번 쇼크로 급속한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 한국의 포스코에서부터 인도의 철강업체들에까지 희소식이다. 한국의 경우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 기업들에게는 복음이다. 중국의 과잉 투자기업들이 빨리 망하지 않고 저가작전으로 계속 버티는 경우 한국의 경쟁기업들은 도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한국의 해당업종 대표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미 중환자실에서 입원한 것이나 다름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기업들이 급속하게 정리된다는 것은 한국기업들에게 기사회생의 희망이 더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신경과민이 되어가던 미국도 한숨 돌이킬 것이다. 태평양의 해양교역로 안보를 위해 남중국해 등에서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함께 강화해온 중국봉쇄에도 심리적 여유를 느낄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을 넘어 세계의 패권국가로 자리매김하는데 안절부절한 보수우파에 휘둘려 온 일본도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끝으로 중국에도 좋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산업의 블랙홀이라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왔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동중국해 남중국해로의 군사적 진출은 중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패권추구’라는 공포이미지를 쌓아온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미국주도의 중국포위전략의 타당성을 중국 스스로 뒷받침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왔다. 이제 차이나쇼크를 빌미로 중국 내부적으로도 ‘고도성장이 끝나기 전에 군사외교력과 지배력을 최대한 키워놓아야 한다’는 강경파의 입김에서 다소 벗어나서 중국 특유의 융통성을 더하는 것은 중국에 좋은 일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중국이 경제연착륙 문제에 매달려 있을 수밖에 없고 경제외적인 외부문제에 비중을 낮출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차이나 쇼크’는 당분간 모두에게 좋은 측면이 더 크다.


중국이 차이나쇼크에서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몇 달이든 몇 년이든 성공적으로 벗어난다. 중국경제가 시스템적으로 문제투성이지만 본질이 양호하다. 한국 일본 등이 초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감소 장기소멸론’이 나올 정도로 늙어 가는데 비해 중국은 15억 인구에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젊은 나라이면서 창업열기가 미국과 겨룰 정도로 청년들이 도전정신과 모험심에 가득 차 있다. 제조업기술은 스마트폰까지도 한국을 집어삼킬 정도다. 차이나 쇼크는 한국에 복음이지만 시간벌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 쇼크에서 벗어난 이후 중국은 한국을 상대하지도 않을 것이다.


<경상일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원문보기: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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